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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삼수생' 김두현, 군인정신으로 '마이웨이'

입력 2012-06-12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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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삼수생' 김두현, 군인정신으로 '마이웨이'


10일 오후 파주 국가대표 트레이닝 센터. 천천히 러닝을 하는 선수들 사이로 속도를 늦추지 않고 달리는 두 사람이 눈에 띄었다. 두 사람은 어느 덧 무리에서 멀어지더니 자신들만의 페이스를 이어갔다. 김두현(30·경찰청)과 최효진(29·상주 상무)이었다. 경찰청 출신 김두현은 군대 후배 최효진과 함께 훈련에 가속도를 붙였다.

김두현의 꿈은 월드컵 본선 그라운드를 밟는 것이다. 김두현은 지난 두 번의 월드컵에서 쓴 잔을 마셨다. 벤치에서 지켜보거나(2006 독일월드컵), 예선에서 실컷 뛴 뒤 최종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다(2010년 남아공월드컵). '월드컵 삼수생' 김두현은 밑바닥에서 다시 꿈을 그리고 있다.



▶군인정신으로!

이날 김두현은 러닝 뒤에도 나홀로 훈련을 계속했다. 김두현은 다른 선수들이 하는 가벼운 몸풀기 훈련에 끼지 않고, 혼자 팔굽혀 펴기, 윗몸일으키기 등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 뒤 다시 그라운드를 10분간 돌았다. 이후에도 홀로 드리블과 공 차기를 하다 최효진을 불러 패스 연습을 했다. 김두현의 '마이 웨이'는 이동국, 구자철과 함께 공식 슈팅 연습이 시작돼서야 끝이 났다.

"군인인데 이 정도는 해야죠. 피로로 쌓인 젖산 빼려면 그 정도 속도로는 뛰어야 해요." 막 경기를 치르고 와 피곤할 텐데 왜 이리 열심히 뛰었냐는 질문에 김두현은 당연하다는 듯 대답했다. 카타르 도하에서 9일(한국시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1차전을 뛰고 곧장 귀국한 대표팀은 이튿날인 10일은 비교적 가벼운 훈련을 소화했지만, 군대에서 1년 넘게 보낸 김두현에게 그 정도로는 성이 차지 않았던 셈이다.



▶다시 찾은 기회, 그러나...

김두현은 지난달 말 스페인과 평가전에서 특기인 호쾌한 중거리 슛을 성공시켰다. 1-4로 대패한 경기였지만, 김두현의 슛만큼은 명장면이었다. 지난 2월 월드컵 3차예선 최종전 쿠웨이트와 경기를 앞두고 2년 만에 대표팀에 발탁된 김두현은 녹슬지 않은 기량을 선보였다. 최강희 감독이 부임한 이래 4경기에서 모두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렸다. R-리그에서 뛰던 그의 경기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그는 '밑바닥'에서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그렇다고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있는 건 아니다. 예선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도 정작 본선에서 밀렸던 과거의 기억 탓이다. 김두현이 쌓인 피로에도 불구하고 훈련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과거 전철을 밟고 싶지 않기 때문인지 모른다.

이번만큼은 예외가 될까. 상황은 녹록치 않다. 수비 조직력 약화를 지적받아온 대표팀은 기성용과 짝을 이룰 미드필더 자리에 김두현 대신 김정우를 투입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나는 월드컵 최종예선용"이라고 한 김두현에게 여전히 가시밭길이 놓여 있다.

12일 레바논과 월드컵 최종 예선 2차전은 JTBC가 경기 시작 30분 전인 오후 7시 30분부터 생중계한다

손애성 기자 iver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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